필름팀 발제 : 김지운 - <조용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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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ITOR   윤상지

                                       

발제 일자: 3.22
발제 영화: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1998)>
참석 인원: MJ,EB,DE,CY,HJ,SY,HG,SJ



1. 장면과 인물




<조용한 가족>을 발제작으로 골라온 첫 번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냥 너무 웃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질문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장면이 가장 웃겼나요?

SJ : 뽀로로가 넘어지는 똑같은 장면을 100번 보면서 100번 웃는 어린이처럼 영민과 삼촌이 대화하는 이 장면만 보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학생… 학생은 고독이 뭔지 알아?”

“그래서 뭐라고 했냐?”

“나 학생 아닌데요? 그랬지”

“아무튼 그 사람 표정이 정말 이상했어…. 뭐랄까… 고독 그 자체였던 것 같애”

장면의 호흡이 무너질 듯 말듯 조율되다가 순간 “나 학생 아닌데요”라는 대사가 엇박으로 치고 들어오는 그 순간!

HG : 마지막에 부부가 시체들을 불태우려고 기름을 붓는 것으로 시작해서 창고 폭발로 끝나는 그 시퀀스 전체가 좋다.

MJ : 이장이 고용한 사람이랑 경찰이 산장에 들어오기로 한 시간이 엇갈리면서 진행되는 황당한 에피소드도 웃기고.

SJ : 그 에피소드가 잘못하면 유머1번지 콩트 같은 그런 느낌이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영화 각본이 전체적으로 진짜 모든 인물과 에피소드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정교하게 짜여 있어서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그 에피소드 외에도 ‘살아 돌아오는’ 사람들이 반복되는 장면도 그렇고.

CY : 오프닝에서 나문희가 산장이 중국집인 줄 알고 걸려 오는 전화를 받으면서 “짜장면으로 목을 매고 뒈져야 이런 전화를 안 하지”라고 하는 부분도 재밌다.

SJ : 나문희라는 배우 자체의 톤이 너무 웃기기도 하고.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송강호도 그렇다고 느꼈다. 송강호가 다른 대단한 연기를 여럿 알지만, 이렇게 톤으로 웃길 수 있는 재능이 있었는지는..개인적으로 웃음의 보법이 다른 수준이었다.

MJ : 지금은 저 때의 느낌이 많이 없어졌다.

HG : 변성기가 오기 전 느낌?

HJ : <괴물>부터는 ‘어른’의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

HG : 장면도 장면인데 송강호가 맡은 캐릭터 자체도 웃겼다. 약간 관음증이 있는 인물로 나오지 않나. 그런데 커플이 관계를 가지는 소리를 들으며 깔깔 소리 내 웃는, 그걸 페티시로 가지는 어른이라면 하지 않을 만한 행동을 하는 게 굉장히 유아적인 느낌이 나기도 해서 재밌다.

HJ : 미나 캐릭터를 연기한 고호경 배우도 매력적이다. 모종의 이유로 활동은 더 이상 안 하시지만..



2. 전기는 국산이지만 원료는 수입입니다


“그렇다면 [조용한 가족]의 마케팅 담당은 이중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만약 [조용한 가족]이 어떤 장르에 속해있다고 주장할 생각이었다면 원래'잔혹 코미디'라는 이름의 장르가 없으니 거짓말입니다. 만약 이것이 신종 장르라는 주장을 할 생각이었다면, 예전에도 그런 영화들이 수두룩했으니 역시 거짓말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왜 있지도 않은 장르를 억지로 만들어서 그 안에 자기를 가두려는 걸까요? 2천살이 넘는 유교 문화가 그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 문화권에서는 '이름'이 아주 중요하니까요.”

-99/1/23 듀나 블로그 http://www.djuna.kr/movies/scrawl_1999_01_23.html

1998년 개봉 당시 <조용한 가족>에 붙은 이름표는 ‘잔혹 코믹극’이었다. 듀나는 이 이름표에 불만을 가져 블로그에 글을 썼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에는 듀나의 말대로 ‘블랙 코미디, 스릴러’라는 더 적절한 이름표가 붙여졌다. 그런데 왜 1998년의 담당자들은 ‘잔혹 코믹극’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주고 싶어 했던 걸까?

HJ : 이 이전에는 시대적으로 블랙코미디가 우리나라에서는 존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 같기도 하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애매해서 그런 이름을 새로 붙여줬나?

SJ : 7~80년대라고만 생각해도..이를테면 이 영화처럼 무장 공비 사건을 주요한 풍자의 소재로 등장하거나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만들어져도 대중적으로 유통되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가족> 한국형 블랙코미디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 영화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 영화들은 존재했겠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반향을 일으켰나를 고려했을 때는 이 영화가 시작 아닐까.

2-1. 무장 공비

결말부에 이르러 영민이 병원에서 뉴스를 보고 박장대소하는 장면이 있다. 본인과 가족들이 산장 주위에 묻은 시체가 무장 공비의 소행으로 여겨져 수색 중이라는 뉴스다. 산장 주위에 묻힌 시체가 실제로 누구 짓인지는 수색하는 사람(정부)의 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 사실을 어떻게 이용할지가 중요하다. 그것이 어떤 일이었는지는 영민과 가족들만이 공유하는 사실이 되고, 뉴스에 나오는 것이 대중에게는 진실이 된다. 무장 공비의 소행을 걱정하던 시대에는 그 사실과 진실 사이에 종종 큰 차이가 벌어지곤 했다. 영민은 무엇을 보고 웃는(혹은 비웃는) 것일까?

2-2. IMF와 가족

영화가 제작된 1997년과 개봉한 1998년은 IMF 사태의 한복판이었다. 이 배경에 비춰보면 가족이 운영하는 산장에 도착한 첫 손님과 두 번째 손님이 모두 자살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이 산장을 운영하게 된 이유 역시도. 산장에서 일어나는 상황들-나쁜 일들만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그리고 그럴 것만 같은 예감-도 당시의 상황과 닮은 면이 있다.

하나 아이러니한 점은 IMF는 주로 가족의 해체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는데 <조용한 가족>의 여섯 식구는 산장 안에서 매우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 사람을 죽여도 나서서 서로의 비밀을 묻어주는 ‘조용한’ 가족으로 존재하며.



3. 잔혹한 가족/코믹한 가족


앞서 말했듯 이 가족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기묘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 기묘함은 대체로 웃음을 자아내지만 문득문득 섬뜩해지기도 한다.

SY : 신기할 정도로 폭력에 무감한 느낌의 가족이다. 도덕성 이런 걸 떠나서 누군가가 죽은 장면을 봐도 잠깐 놀라고 금방 상황이 정리가 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김지운이 가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EB : 보통 서사에서 살인이 처음 일어나고 그다음 날에 이 정도까지 평온한 건 <유전> 이런 공포 영화에서나 어울리는 상황이니까.

HG : 그래서 사람이 죽어도 잠깐 놀라고 나중에 반복되니까 그걸로 농담을 하고 하다가 막상 자기 가족인 영민이 조금 다치자마자 바로 119를 부르는 대비가 웃기기도 했다.

SJ : 사실 첫 손님이 자살한 것을 발견하자마자 아버지가 갑자기 우리 영민이가 의심받을 수 있으니까 몰래 묻어버리자고 주장하는 것을 가족 중 아무도 의심을 하지 않고 실행하는 장면부터..웃다가 생각해 보니까 웃을 때가 아닌 그런 느낌이다. 호러의 긴장감은 유지가 되면서 진짜 공포영화처럼 무섭지 않으니까.

MJ : 그 피 묻은 시체들의 이미지가 호러의 측면이 있었다. 이야기 전체는 코미디 영화인데 그 이미지만 너무 리얼해서, 눈이 막 이렇게 돌아가 있고 그런 게 좀 이질적인 느낌이다.

HJ : 스폰지밥 웃긴 장면 나오다가 한 번씩 실사 장면 나오는 것처럼.

MJ : 일부러 무서운 음악 넣고 그런 장면보다는 오히려 시체의 이미지들이 딱 보이는 게 더 무서웠던 것 같다.

HJ : 그러니까 고도로 발달한 공포영화는 코미디와 구분할 수 없다. 물로 그 반대도 성립한다.

HG : 맞다. 최근에 <이블 데드> 오리지널 버전을 봤는데 그 영화가 당시엔 진짜 공포의 끝판왕이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진짜 재밌다. 그런 면에서 <조용한 가족>과 미학적으로 생각보다 유사하기도 하다.

HJ : 공포 영화라는 특징이 기본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해서 오는 두려움이 있는 거다. 그 이해할 수 없음을 조금이라도 과장되게, 튀게 하는 순간 그게 코미디라고 불릴 수 있다.

SJ : 이 영화도 오프닝에 어떤 할머니가 악령 들린 것처럼 이상한 소리를 내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웃기게 나오지만 사실 공포 영화의 클리셰기도 하니까.

HJ : <조용한 가족>은 둘 중 하나로 분류하자면 코미디에 가깝다고 느끼긴 했다. 공포 영화나 스릴러의 문법을 메타적으로 소비해서 코미디 포인트를 줬다는 점에서.

DE : 배경도 지금 보면 코믹 포인트다. 산장이라는 개념 자체도 웃기고 안가 산장에서 대충 획 하나 그어서 안개 산장으로 바꿔서 영업하고 이러는 게..어디 남양주 골짜기에 들어가면 나올 것 같고. 뭔가 사람들도 토속적으로 생긴 거 같고.

HG : 이거 경기도라고 하던데.

SJ : 맞다. 촬영지가 양평군이라고 하더라.

DE : 아무튼 산장의 공간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그걸 옆에서 이렇게 쭉 지나가면서 찍는다든지,  아니면 위에서 떨어지는 시선으로 찍는다든지 하는 것들이 그런 공간적인 부분들을 잘 보여주는데 거기서 또 인물들이 튀니까 더 웃기다.

HG : 그리고 또 웃긴 포인트는 송강호, 최민식을 필두로 지금 거물이 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배역보다 배우가 더 먼저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감상에 방해가 안 되고 2024년에 사는 한국인이 보기에 너무 웃길 수밖에 없는 포인트가 된다.

HJ : 배역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배우로 보이는, 하나의 독립된 덩어리로 보이는 게 이 영화의 과장되고 연극적인 연출과 잘 어울린다. 98년도에는 우리가 그냥 저 웃긴 배우는 뭐지 했겠지만, 지금은 송강호가 저런 연기를 하는 게 주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

HG : 근데 송강호가 맡은 캐릭터인 영민은 사실 제일 무서운 인물이기도 한 것 같다. 이 기이한 가족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잔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캐릭터라서.

SJ : 맞다. 그냥 대놓고 “묻을 사람 있으면 또 얘기해. 내가 또 기깔나게 할 테니까” 이런 말을 하고.

HJ : 방금 말한 대사를 치는 장면이 이 가족이 완전 살인에 대해서 무뎌진 게 구분되는 시점이다. 그전에는 묻는 거나 사람을 죽인 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놀라는 감이 있었는데 이 시점에 이르러서는 이제 완전히 무뎌졌다.



4. 1998 조용한 가족/2023 거미집



SJ : 김지운 필모 중에는 <반칙왕>이 이 영화랑 비슷한 결로 묶이는데 나는 사실 <거미집>도 충분히 묶일만한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불타는 세트장 혹은 무대의 이미지도 그렇고..<조용한 가족>이 데뷔작으로서 김지운이 ‘나는 이런 거 하고 싶다’고 선언하는 느낌이면 <거미집> 중간에 여러 작품을 거쳐와서 김지운이 ‘내가 하고 싶었던 건 결국 이런 거야’라고 다시 선언하는 느낌. <거미집>이 창작자들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니까 데뷔 때의 자신에게 띄우는 편지처럼 보이기도 하고.

HG : <거미집> 나오는 영화 속 영화와 <조용한 가족>, <거미집>의 클라이맥스가 둘 다 불타는 장면이라는 사실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김지운이 <조용한 가족>을 자신의 아이코닉한 영화로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SJ : 김지운이 <조용한 가족>을 찍고 개봉 전에 대중성이 없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다 죽는 영화를 누가 보고 싶어 할지, 그리고 배우들이 이름값도 (당시 느끼기에는) 부족해 보였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게 당시 서울에서만 34만 정도 동원하면서 꽤 크게 흥행했다. 그런데<거미집>이 31만 관객이 들었으니 그때보다도 흥행에 실패한 거다. 98년도의 흥행 기준과 23년도의 흥행 기준이 다른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관객 수가 전부인 건 아니지만 어쨌든 좀 슬프다. 왜일까? 예전의 관객들이 더 새로운 걸 잘 수용했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HJ : 영화관에 예전보다 더 안 가지 않나. 그런 데서 수용성이 더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고.

HG :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가족>이 조금 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거미집>을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지금 두 개를 봐도 <조용한 가족>이 더 세련된 느낌이다. 시대 차가 20년이 나는데도.

그리고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그해 추석 텐트폴 영화가 전체적으로 다 잘 안돼서 그 영향을 받기도 했을 테고.

SJ : 한국 영화 위기론 이런 기사도 계속 나오고 그러니까. 발제 준비하다가 씨네21에서 2000년도에 <조용한 가족>을 언급한 칼럼을 찾았는데 일단 제목이 ‘정말 영화 잘들 찍는군’ 이다. 김지운이 보여줄 영화 세계를 비롯한 한국 영화에 대한 이 낙관론을 지금 읽으니 기분이 좀 묘하더라.



“지난 1년의 한국영화 목록을 훑어봐도, 과연 문제작들의 홍수다. 이런 시절에 영화잡지를 만들고 있다니, 이런 행운이! <씨네21> 창간할 때만 해도 한국영화와 해외영화를 균형있게 다룬다는 편집방침을 세워놓고는 불안해했다. 영화주간지 지면을 채울 만큼, 작품이 생산될까. 할리우드 스타들이 아닌 국내 감독과 배우들이 대중의 관심을 얻을 수 있을까. 97년, ‘한국영화 르네상스’가 운위되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그것이 잠깐의 흥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산업기반의 허약함이나 시장의 한계가 제거된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산업이 소프트웨어를 기르기도 하지만 거꾸로 소프트웨어가 산업을 기르기도 한다는 것을, 지금의 한국영화는 입증하고 있는 것 같다.”

-00/1/25 씨네21-편집장이 독자들에게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32263



5. 그리고 김지운


그의 영화 중 발제 영화로 하나만 골라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담아서 끝으로 김지운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HG : 사실 최근에 본 김지운은 <거미집>하고 <조용한 가족>밖에 없고, <인랑>은 안 봤다. <밀정>은 봤는데 기억이 잘 안나고, 제일 좋아하는 김지운 영화는 아직은 <장화 홍련>인 것 같다

SY : 나도 <장화 홍련>을 되게 좋게 봤었다. <조용한 가족>은 호러랑 코미디를 줄타기한다면 <장화 홍련>은 특이한 게 호러라는 장르 자체에만 집중한다. <장화 홍련>이 주는 그 서늘함이 좋았는데, 사실 김지운 다른 필모 중에 그런 영화가 그거 하나라 약간 도전이었나 싶기도 하고.

SJ : <장화 홍련>은 호러 장르의 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좀 다른 느낌도 있다. 엄청나게 예민한 느낌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성장극이 주는 예민함 같은 지점이 있다.

MJ : <조용한 가족>이 스릴러의 탈을 쓴 코미디라면 반대로 <악마를 보았다>는 대놓고 잔인한 스릴러물인데 이상하게 그 안에 웃긴 지점들이 있다고 느꼈다.

SJ : 사실 얘기하지 않은 작품 포함해서 김지운 필모는 작품 하나하나가 따로 튄다.

HG : 장르가 굉장히 변칙적인데 김지운은 김지운이다. 그게 상업 영화 안에서 진짜 하기 힘든데.

HJ : 최근의- 김지운이 약간 하락세의 느낌도 있다. <인랑> 떄문에 그런가?

SJ : <인랑>은..


<인랑> 때 김지운을 위로하는 정우성.

SJ : 어쨌든 <거미집>도 대중적으로 잘 안되어서..아쉽고 걱정도 되고 그렇다. 김지운은 자기 색깔도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하면서, 대중한테도 먹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되는 감독이니까. 김지운의 세계를 더 많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서 다음 작품이 여러 의미로 더 좋은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김지운이 장르를 본인 영화에 이식하는 그 방식이 진짜 ‘한국적’인데 나는 그게 더 보고 싶기도 하다. 물론 모든 한국 영화감독들은 한국적이다. 당장 나열할 수 있는 유명 감독들만 해도 봉&박,이창동, 또 홍상수.

HG : 지금 말한 감독 리스트 중에서도 김지운은 뭔가 다른 의미로 가장 한국적이다.

SJ : 그러니까. 아 시간이 다 돼서 이 얘기는 이따 밥 먹으면서 더 해야 할 것 같다.


추신 : <조용한 가족>은 2002년 일본에서 미이케 다케시 감독이 <가타쿠리가의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했다. 미이케 다케시는 원래 이 영화를 뮤지컬로 리메이크하고 싶었다는데 발제 참여자 다수가 이를 아쉬워했다. HJ는 송강호의 넘버로 ‘삽질은 내게 맡겨줘’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