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메스칼, 오카인 버틀러
WEBZINE
WEDITOR 정하민
우리가 흔히 ‘마약’이라고 통칭하는 마약류는 그 종류가 다양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마약류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의료 목적으로만 국내 사용이 허가된 ‘향정신성 의약품’,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천연 마약과 이를 합성해서 만든 합성 마약을 포함한 ‘마약’, 그리고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하여 제조된 모든 제품을 통칭하는 ‘대마’로 분류된다. 향정신성 의약품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졸피뎀과 프로포폴 등이 속해있고, 마약에는 마약류 중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코카인과 헤로인 모르핀*, 대마에는 지드래곤이 피웠지만 안 피운 대마초와 칸나비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카밀라 카베요의 Never Be the Same 멜로디를 넣어서 읽기를. 그냥 재미있으니까
상기한 모든 종류의 마약은 국내에서 투여 시 불법이지만 지금 소개할 두 마약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투약할 수 있는 합법 약물이니 투약을 적극 권고하는 바다.
1) 프로포폴 메스칼
이 마약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킨다. 현재 필자는 정신적 의존성 과다로 다른 마약을 아무리 투약해도 프로포폴 메스칼(이하 폴 메스칼)만 찾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투약 기간이 길지 않음에도 분명 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약 권유는 <로스트 도터(2021)>를 통해 받았지만, 그를 처음 만난 건 올해 2월 7일 광화문 씨네큐브였다. 폴 메스칼이 <애프터 썬(2022)> 에서 연기한 캘럼은 연기하기에 까다로운 캐릭터다. 11살 소피(프랭키 코리오 분)의 캠코더에서는 우울을 억누르고, 30살 소피(셀리아 롤슨-홀 분)가 다시 되짚으며 맞춘 조각에서는 우울을 드러내야 한다. 그는 영화 내내 우울의 층위를 한 계단씩 밟아 내려간다. 마침내 그 묵직하고 어두운 바다에 발을 내디뎠을 때, 섬광 속으로 춤추며 사라지는 캘럼의 우울은 내게 머리를 깨부수는 기분을 선물했다. 낯설지만 강렬한 울림은 내 안에서 계속 메아리쳤고, ‘우울’이라는 언어의 폭을 넓혔다. <애프터썬>을 보고 한참 동안 우울했다. 영화를 볼 중에는 몰랐는데, 마음 어디 깊은 곳이 건드려져 내가 영화와 함께 공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극장을 나오며 깨달았다. 씨네큐브 차가운 바닥에서 몇 번을 앉았다 일어서며 그렇게 계속 울었다.
투약 기간이 길어진 건 TV 시리즈 <노멀 피플(2020)> 때문이었다. 필모그래피 순으로 <애프터썬>과 <로스트 도터>보다 선행하는데, 폴 메스칼이라는 배우를 소개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은 없을 것이다. <노멀 피플> 스트리밍이 가능한 웨이브는 이 시리즈를 “왕따가 학교 최고 훈남을 만나게 된 이유” 따위의 카피로 홍보해 이 작품을 양산형 하이틴물처럼 보이게 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애프터썬>과 묘하게 결을 같이하는 시리즈인 <노멀 피플>은 미혼모 가정에서 자란 코넬(폴 메스칼 분)과 부유한 집안이지만 학대 속에서 자란 마리안느 쉐리단(데이지 에드거 존스 분)이 고등학생 시절부터 사랑에 빠져 대학 생활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무너지게 하고 다시 기대 일어서는 이야기의 반복을 조명한다. 샐리 루니의 ⌜노멀 피플⌟을 원작으로 하며, 폴 메스칼의 주특기인 우울한 연기를 보여준다. <애프터썬>에서와는 달리 우울을 표면적으로 호소하는 연기가 담긴 에피소드들이 여럿 있는데, 그의 우울은 순식간에 내 작은 아이패드 스크린을 장악하고 나를 머리끝부터 바닥까지 아주 천천히 하지만 강하게 짓눌렀다. 그가 연기하는 vulnerable depressed being의 속성은 줄리안 무어의 것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그는 이전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함께 보여준다. 이상하다. 이건 아일랜드 배우들 특징일까. 시얼샤 로넌도, 킬리언 머피도, 배리 키오건도, 콜린 퍼렐도. 아일랜드의 바닷바람이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묘하게 슬픈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다.
당신도 폴 메스칼 투약을 시작할 거라면 스포티파이 계정을 하나 만들기 바란다. 그는 작품마다 배역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는데, 그의 플레이리스트 속 음악은 약효를 오래 유지하는 힘이 있다.
https://open.spotify.com/user/1171877546?si=1c0309f675874fdd
2) 오카인 버틀러
이 마약은 정신계를 극도로 가동시키는 각성제로써 뇌 도파민 활성을 크게 증가시키고 쾌감과 집중력 등 순간적 다행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지속된 복용은 수면장애를 일으키고 반사회적 행동 등을 유발하며 약효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피부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환각 및 편집성 망상으로도 이어지는데, 다행히 필자는 추가적 증상을 겪고 있지는 않다. 다만 수면 장애, 오카인 버틀러(이하 오스틴 버틀러)로 인한 수면장애는 극심한 편이다.
오스틴 버틀러를 처음 투약한 때는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 브래드쇼의 고등학생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프리퀄 시리즈 <더 캐리 다이어리(2013-2014)>에 출연한 세바스찬 키드로 그를 처음 만났다. 당시 천안 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뽑기 먹고 영어학원 가던 초등학생에게 캐리(안나 소피아 롭 분)의 뉴욕은 신세계였다. 그녀는 고등학생의 나이에 뉴욕을 활보하며 패션계의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했고 멋진 남자친구 세바스찬 키드와 사랑을 나눴다. 멋진 남자친구 세바스찬 키드와 사랑을 나눴다… 멋진 남자친구 세바스찬 키드와 사랑을 나눴다…… 이게 진짜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이상하게 느끼한 목소리로 자동차 앞에서 캐리를 기다리던 세바스찬 키드, 오스틴 버틀러를 나는 잊지 못한다. 구글에 그 이름을 검색하자 그는 이미 <하이 스쿨 뮤지컬>의 퀸 바네사 허진스의 연인이었고, 나는 그 짜릿한 할리우드의 맛에 중독되어 매일 그들의 파파라치 컷을 찾아보았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으니, 조기교육을 꽤 확실하게 받은 셈이다.
그 즈음 함께 보고 있었던 시리즈 <스위치드 앳 버스(2011-2017)>에도 그가 출연했다. 이 시리즈를 계기로 ASL(American Sign Language)를 배우기도 했는데, 오스틴 버틀러는 극 중 다프네 바스케즈(케이티 르클레르 분)의 남자친구로 잠깐 등장한다. <스위치드 앳 버스>는 한날한시에 태어났지만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뒤바뀌게 되어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다프네 바스케즈와 베이 케니쉬(버네사 마라노 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얼핏 보면 그저 그런 아침 드라마 같지만 다프네 역의 케이티 르클레르는 청각장애인으로, 시리즈는 청각장애인의 삶을 따뜻하게 조명한다. <코다(2021)>로 아카데미 시상대에 오른 말리 매틀린도 출연하니 그녀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채널이 없어 아쉬울 뿐.
한참 동안 오스틴 버틀러 투약을 중단하고, 그의 이름도 잊고 살았다. 그렇게 10년이 흘렀고 그는 이를 바득바득 갈고 <엘비스(2022)>로 돌아왔다. 전설적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일대를 다룬 전기영화 <엘비스>는 그의 시절을 살지 않았던 내게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 영화였다. 개봉 당시에는 보지 못했고, 나중에 <엘비스>로 인한 오스틴 버틀러 재평가가 일어날 즈음하여 뒤늦게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쌍욕이 나오는 영화다. 오스틴 버틀러가 (험한 말) 멋있게 나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스틴 버틀러가 엘비스에게 잡아먹혀 그의 목소리를 여전히 흉내 내고 있고 그 모습이 아주 꼴불견이라며 말이 많지만, 아무렴 어떤가.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충분히 강렬했고, 다리를 털며 노래하는 모든 순간 극장의 열기를 1도씩 상승시켰다. 비록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골든 라즈베리 상(최악의 영화와 영화인들에게 주는 비열한 상)을 받았지만—골든 라즈베리 상을 받을 정도의 연기는 결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오스틴 버틀러는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티모시 샬라메가 몇 년간 독식하던 자리에 이 두 남자가 마약처럼 등장했다. 폴 메스칼은 <카르멘(2023)>, <스트레인저스(2023)>, <포(2023)> 등 차기작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고, 오스틴 버틀러도 <듄: 파트 2(2023)>, <마스터즈 오브 디 에어(2023)> 에서 얼굴을 보일 예정이다. 이 젊은 배우들의 등장이 반갑다. 우리 이상한 약은 하지 말자. 멀쩡하고 건강한 정신으로 살자. 다만 프로포폴 메스칼과 오카인 버틀러는 예외다.
*카밀라 카베요의 Never Be the Same 멜로디를 넣어서 읽기를. 그냥 재미있으니까
상기한 모든 종류의 마약은 국내에서 투여 시 불법이지만 지금 소개할 두 마약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투약할 수 있는 합법 약물이니 투약을 적극 권고하는 바다.
1) 프로포폴 메스칼
이 마약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킨다. 현재 필자는 정신적 의존성 과다로 다른 마약을 아무리 투약해도 프로포폴 메스칼(이하 폴 메스칼)만 찾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투약 기간이 길지 않음에도 분명 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약 권유는 <로스트 도터(2021)>를 통해 받았지만, 그를 처음 만난 건 올해 2월 7일 광화문 씨네큐브였다. 폴 메스칼이 <애프터 썬(2022)> 에서 연기한 캘럼은 연기하기에 까다로운 캐릭터다. 11살 소피(프랭키 코리오 분)의 캠코더에서는 우울을 억누르고, 30살 소피(셀리아 롤슨-홀 분)가 다시 되짚으며 맞춘 조각에서는 우울을 드러내야 한다. 그는 영화 내내 우울의 층위를 한 계단씩 밟아 내려간다. 마침내 그 묵직하고 어두운 바다에 발을 내디뎠을 때, 섬광 속으로 춤추며 사라지는 캘럼의 우울은 내게 머리를 깨부수는 기분을 선물했다. 낯설지만 강렬한 울림은 내 안에서 계속 메아리쳤고, ‘우울’이라는 언어의 폭을 넓혔다. <애프터썬>을 보고 한참 동안 우울했다. 영화를 볼 중에는 몰랐는데, 마음 어디 깊은 곳이 건드려져 내가 영화와 함께 공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극장을 나오며 깨달았다. 씨네큐브 차가운 바닥에서 몇 번을 앉았다 일어서며 그렇게 계속 울었다.
투약 기간이 길어진 건 TV 시리즈 <노멀 피플(2020)> 때문이었다. 필모그래피 순으로 <애프터썬>과 <로스트 도터>보다 선행하는데, 폴 메스칼이라는 배우를 소개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은 없을 것이다. <노멀 피플> 스트리밍이 가능한 웨이브는 이 시리즈를 “왕따가 학교 최고 훈남을 만나게 된 이유” 따위의 카피로 홍보해 이 작품을 양산형 하이틴물처럼 보이게 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애프터썬>과 묘하게 결을 같이하는 시리즈인 <노멀 피플>은 미혼모 가정에서 자란 코넬(폴 메스칼 분)과 부유한 집안이지만 학대 속에서 자란 마리안느 쉐리단(데이지 에드거 존스 분)이 고등학생 시절부터 사랑에 빠져 대학 생활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무너지게 하고 다시 기대 일어서는 이야기의 반복을 조명한다. 샐리 루니의 ⌜노멀 피플⌟을 원작으로 하며, 폴 메스칼의 주특기인 우울한 연기를 보여준다. <애프터썬>에서와는 달리 우울을 표면적으로 호소하는 연기가 담긴 에피소드들이 여럿 있는데, 그의 우울은 순식간에 내 작은 아이패드 스크린을 장악하고 나를 머리끝부터 바닥까지 아주 천천히 하지만 강하게 짓눌렀다. 그가 연기하는 vulnerable depressed being의 속성은 줄리안 무어의 것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그는 이전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함께 보여준다. 이상하다. 이건 아일랜드 배우들 특징일까. 시얼샤 로넌도, 킬리언 머피도, 배리 키오건도, 콜린 퍼렐도. 아일랜드의 바닷바람이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묘하게 슬픈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다.
당신도 폴 메스칼 투약을 시작할 거라면 스포티파이 계정을 하나 만들기 바란다. 그는 작품마다 배역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는데, 그의 플레이리스트 속 음악은 약효를 오래 유지하는 힘이 있다.
https://open.spotify.com/user/1171877546?si=1c0309f675874fdd
2) 오카인 버틀러
이 마약은 정신계를 극도로 가동시키는 각성제로써 뇌 도파민 활성을 크게 증가시키고 쾌감과 집중력 등 순간적 다행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지속된 복용은 수면장애를 일으키고 반사회적 행동 등을 유발하며 약효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피부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환각 및 편집성 망상으로도 이어지는데, 다행히 필자는 추가적 증상을 겪고 있지는 않다. 다만 수면 장애, 오카인 버틀러(이하 오스틴 버틀러)로 인한 수면장애는 극심한 편이다.
오스틴 버틀러를 처음 투약한 때는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 브래드쇼의 고등학생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프리퀄 시리즈 <더 캐리 다이어리(2013-2014)>에 출연한 세바스찬 키드로 그를 처음 만났다. 당시 천안 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뽑기 먹고 영어학원 가던 초등학생에게 캐리(안나 소피아 롭 분)의 뉴욕은 신세계였다. 그녀는 고등학생의 나이에 뉴욕을 활보하며 패션계의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했고 멋진 남자친구 세바스찬 키드와 사랑을 나눴다. 멋진 남자친구 세바스찬 키드와 사랑을 나눴다… 멋진 남자친구 세바스찬 키드와 사랑을 나눴다…… 이게 진짜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이상하게 느끼한 목소리로 자동차 앞에서 캐리를 기다리던 세바스찬 키드, 오스틴 버틀러를 나는 잊지 못한다. 구글에 그 이름을 검색하자 그는 이미 <하이 스쿨 뮤지컬>의 퀸 바네사 허진스의 연인이었고, 나는 그 짜릿한 할리우드의 맛에 중독되어 매일 그들의 파파라치 컷을 찾아보았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으니, 조기교육을 꽤 확실하게 받은 셈이다.
그 즈음 함께 보고 있었던 시리즈 <스위치드 앳 버스(2011-2017)>에도 그가 출연했다. 이 시리즈를 계기로 ASL(American Sign Language)를 배우기도 했는데, 오스틴 버틀러는 극 중 다프네 바스케즈(케이티 르클레르 분)의 남자친구로 잠깐 등장한다. <스위치드 앳 버스>는 한날한시에 태어났지만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뒤바뀌게 되어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다프네 바스케즈와 베이 케니쉬(버네사 마라노 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얼핏 보면 그저 그런 아침 드라마 같지만 다프네 역의 케이티 르클레르는 청각장애인으로, 시리즈는 청각장애인의 삶을 따뜻하게 조명한다. <코다(2021)>로 아카데미 시상대에 오른 말리 매틀린도 출연하니 그녀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채널이 없어 아쉬울 뿐.
한참 동안 오스틴 버틀러 투약을 중단하고, 그의 이름도 잊고 살았다. 그렇게 10년이 흘렀고 그는 이를 바득바득 갈고 <엘비스(2022)>로 돌아왔다. 전설적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일대를 다룬 전기영화 <엘비스>는 그의 시절을 살지 않았던 내게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 영화였다. 개봉 당시에는 보지 못했고, 나중에 <엘비스>로 인한 오스틴 버틀러 재평가가 일어날 즈음하여 뒤늦게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쌍욕이 나오는 영화다. 오스틴 버틀러가 (험한 말) 멋있게 나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스틴 버틀러가 엘비스에게 잡아먹혀 그의 목소리를 여전히 흉내 내고 있고 그 모습이 아주 꼴불견이라며 말이 많지만, 아무렴 어떤가.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충분히 강렬했고, 다리를 털며 노래하는 모든 순간 극장의 열기를 1도씩 상승시켰다. 비록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골든 라즈베리 상(최악의 영화와 영화인들에게 주는 비열한 상)을 받았지만—골든 라즈베리 상을 받을 정도의 연기는 결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오스틴 버틀러는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티모시 샬라메가 몇 년간 독식하던 자리에 이 두 남자가 마약처럼 등장했다. 폴 메스칼은 <카르멘(2023)>, <스트레인저스(2023)>, <포(2023)> 등 차기작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고, 오스틴 버틀러도 <듄: 파트 2(2023)>, <마스터즈 오브 디 에어(2023)> 에서 얼굴을 보일 예정이다. 이 젊은 배우들의 등장이 반갑다. 우리 이상한 약은 하지 말자. 멀쩡하고 건강한 정신으로 살자. 다만 프로포폴 메스칼과 오카인 버틀러는 예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