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가 감당할 수 없는 얼굴
WEBZINE
WEDITOR 김은빈
WEDITOR 김은빈
세상에는 많은 영화가 있다. 그중에는 모두가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영화가 있다. 반면 어떤 영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와 황당함을 유발한다.
그리고 또 그 중간 어딘가, 애매한 경계 위에 놓인 영화들이 있다. 그런 영화들의 진짜 미스터리는 진심으로 만든 건가? 아니면 비꼬는 건가? 싶은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감상을 자아내는 연기의 달인이 있다. 니콜라스 케이지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그런 영화들의 얼굴과도 같은 배우이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모든 연기는 과장돼 보이고 독특하지만, 문제는 어딘가 진심이 너무 세게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광기 어린 눈빛과 과장된 몸짓 사이에서 나오는 정말정말 독특한 진심은 인터넷 밈의 얼굴에도 딱 들어맞는다.
그런 얼굴은 ‘케이지적 상황’에서 잘 기능하는데, ‘케이지적 상황’은 “세상 사람들이 다 날 속이는데 나만 진심이라고” 라고 외치는 듯한 그런 거다.… 그는 늘 세상과 불화하며, 진심이 조롱당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의 믿음에 매달리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모든 사람들이 짤로 바꾼다.)
최근작 <드림 시나리오(2023)>는 진짜 ‘케이지적 상황’을 영화화한 것 같았다. 평범한 교수가 갑자기 전 세계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면서, 모두가 그를 알고, 동시에 모두가 그를 오해한다. 아니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곳에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얼굴만 남는다... 말 그대로 케이지cage 안의 케이지cage와 같은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니콜라스 케이지의 얼굴 <You don’t say>이 짤의 원본이 된 영화는 바로 <뱀파이어 키스Vampire Kiss(1988)>이다! 이 영화의 좋은 점은 젊은 날의 니콜라스 케이지가 어디까지 연기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엄청난 영화에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감독에게 손수 제안해) 살아 있는 바퀴벌레를 먹는 장면까지 나온다. <뱀파이어 키스>에서 젊은 니콜라스 케이지는 송승헌 같은 미남인데, 진짜 미친 사람이다. 어쩌면 연기가 아니라…
니콜라스 케이지의 영화 중 다른 멋진 영화들도 많지만, <뱀파이어 키스>는 니콜라스 케이지(적 상황)이 어디까지 미쳐 날뛸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영화에는 “You don’t say?”의 얼굴 외에도 거의 대부분의 장면이 “그 장면 진짜 미치지 않았어?”라고 말하고 싶은 장면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보통의 영화들은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그런 강렬한 장면은 2~3개로 줄이는 것 같다….)

인터넷의 수많은 밈 중에 니콜라스 케이지 뱀파이어 설도 있다. 어쩌면 <뱀파이어 키스>에서의 그의 얼굴이 너무 우주적으로 아이코닉해서, 현실과 픽션의 경계가 잠시 흔들린 마법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진짜로 그의 연기 세계는 영화 안에만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이상하게도 그의 연기는 현실로 흘러나오고, 다시 그의 얼굴은 새로운 픽션으로 되돌아온다. 영화와 현실이 맞닿는 얼굴을 가진 인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