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성을 투과하는 다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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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ITOR 최서윤
WEDITOR 최서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난해 초청작 <빨간 나라를 보았니(2025)>의 개봉 소식을 알려 왔을 때 댓글창을 채운 것은 소소하지만 원색적인 갑론을박이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보수의 상징성을 지닌 빨간색으로 물든, 으레 TK로 알려져 있는 보수정당 우세 지역인 경상북도를 배경으로 한 홍영아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유세 과정을 뒤쫓은 이 영화는 ‘리얼 험지선거 휴먼다큐’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고 있으나, 직관적으로 이를 휴먼 다큐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홍영아 본인도 인터뷰에서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듯 ‘전라도 배경으로 <파란 나라를 보았니>도 만들지 그러냐’는 반발부터 시작해 특정 정당에 편향적이라고 주장하는 댓글이 뒤엉킨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유사하게 에무시네마에서 이명세의 <란 12.3(2026)> 상영 소식을 알렸을 때 에무시네마의 대표적 행사인 별빛상영회를 비롯해 에무시네마 자체에 방문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표명한 반응들도 또다른 사례로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명세는 <란 12.3>을 난중일기에 빗대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투쟁의 기록으로 표현했으나, 에무시네마를 향한 비판 혹은 비난을 던지는 이들 중 그 누구도 이 영화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에 대한 영화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혹은, 애초에 그것이 가능하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빨간 나라를 보았니>와 같이 ‘정치 다큐멘터리’로 분류되곤 하는 영화들을 과연 개인적인 정치 성향 혹은 정치적 이해관계의 바깥에서 감상하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설령 홍영아가 진보 정당이 지배적인 전라도를 배경으로 <파란 나라를 보았니>를 먼저 제작했다고 해도 부정적인 반응을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홍영아는 실제로 그러한 내용의 후속작 제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는데, 국민의힘 지지자인 그의 아버지가 제작비를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휴먼 다큐’와 같은 다소 모호한 슬로건은 그러한 중립적 관점에서 감상하는 일의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나름의 전략일 수 있다. 관객이 등장인물들의 소속 정당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불리한 정치 지형을 지닌 지역에 던져진 개인이 승산 없는 선거에서 벌이는 분투에 집중한 관찰형 다큐멘터리로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감상 태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한국의 정치 체제에 대해 국민으로서의 당사자성이 없거나 희미할 때—혹은 현재 한국의 진보·보수 진영 논리에 대한 맥락적 이해조차 배제한 원초적인, 나쁘게는 무지한 상태로 감상할 수 있는 경우뿐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자가 앞선 감상 방식의 가능성을 발견한 영화는 타국 일본에서의 선거 운동을 다룬 소다 카즈히로의 다큐멘터리 데뷔작 <선거(200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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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선거>는 <빨간 나라를 보았니>의 모태격이라고 보아도 될 만큼 유사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선거>는 2005년 가와사키시市의 시의원 보궐 선거를 배경으로 하는데, 가와사키는 일본에서 여당으로서 장기 집권해 온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이 전통적으로 약세인 특수한 지역이다. 한국의 진보 정당에게 경북 지역이 그러하듯 자민당에게 특히 불리한 지역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 경력이 전무한 사업가 ‘야마우치 카즈히로’가 느닷없이 자민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된 과정을 좇는데, 여기까지만 보아도 <빨간 나라를 보았니>와 매우 유사한 배경에서 출발함을 알 수 있다.
소다 카즈히로가 자신의 영화를 ‘관찰 영화’라고 명명한 바 있듯이 <선거>는 마치 특정 정치 성향에 대해 어떠한 이해관계도 표명하지 않는 것처럼 야마우치의 분투를 제3자의 외부적 시선에서 관찰한다. 야마우치가 유동 인구가 드문 시간대 지하철 역에서 멋쩍게 유세하는 장면으로 시작되어 야마우치가 가와사키 지역 곳곳에서 유세하는 과정과 그 뒷이야기까지 샅샅이 추적한다. 자신의 이름을 연신 외치며 인사하는 야마우치의 모습과 무관심한(그러다 못해 싸늘한) 시민들의 반응이 여러 차례 병치되고, 불특정 다수뿐만 아니라 야당 후보를 뽑아 온 노년층 유권자에게 찾아가 이번만 자신을 뽑아 달라고 하는 절박한 모습, 야마우치와 그의 아내를 두고 노가리 까는 선거 캠페인 팀의 잡담까지 포착된다.
이러한 관찰의 과정에서 야마우치 카즈히로의 소속 정당에 대한 선입견은 희석되고, 하루아침에 여당 후보자가 된 개인이 정치 생태계에 적응해 가는 ‘휴먼 다큐’로서 이를 받아들이게 되는 지점에 도달한다. 야마우치가 친구들과 만나 정치인 다 됐다는 소리를 듣는 장면이나, 그의 아내가 선거에서 지면 우린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며 토로하는 장면 등은 야마우치를 평범한 한 남성으로서 인식하도록 만든다. 선거 유세 장면에서도 야마우치의 캠페인 팀이 시민들의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 야마우치의 이름을 되뇌이는 모습과 야마우치가 도로를 가로지르며 유세하는 모습은 정치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처럼 미학적인 인상까지 유발한다.
이러한 일종의 ‘비정치화’는 엉뚱한 연출의 트레일러에서도 발견되는데, 초입에 야마우치가 도로에 걸린 자신의 홍보물을 사진 찍으며 스스로 신기해하는 장면은 정치와 무관한 풍경인 듯 브이로그스러운 소박함을 자아낸다. 뒤이어 야마우치가 지역 체육대회까지 찾아가 체조에 동참하는 장면에 대뜸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슬로우를 거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는 소다 카즈히로 또한 <선거>를 정치 다큐멘터리가 아닌 선거 운동의 관습과 구조적 부조리함, 넓게는 일본 사회의 보수성에 개인이 영합해 가는 과정을 담은 관찰 영화로서 보여주고자 함을 드러낸다.
이러한 시도는 선거 운동에서도 정치적 프레임을 넘어 인간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집요한 기록의 시도 같지만, 다큐멘터리로서 정치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회피 전략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치화의 효과가 단순히 일본의 정치 형국과 무관한(물론 아주 무관하지는 않지만)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았기에 발현되는 것은 아닌지 한편으로 의문을 갖게 된다. 일본의 자민당이 아닌 한국의 특정 정당 후보가 분투하는 모습을 개인적 서사부터 시작해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보더라도 이와 유사하게 미학적 인상을 받을 수 있을까? 야마우치를 한 개인으로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의 아무개가 아닌 타국 여당의 후보이기에 심리적으로 용인되는 것은 아닐까?
일본 자국의 경우 한국과 같은 양당 대립 체제가 아니기에 다른 양상의 논쟁이 벌어졌을 것이다(일본은 여당인 자민당이 짧은 정권 교체 시기를 제외하고는 60년 이상 집권해 온, 강력한 여당 중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빨간 나라를 보았니>를 두고 벌어진 갑론을박이 시사하듯 어떠한 다큐를 만들더라도 특정 정당에 대한 편 들기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정치 다큐멘터리로서의 난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빨간 나라를 보았니>에 대한 평가 중 <선거>를 떠올린 한 관객의 코멘트를 발견할 수 있듯, 한국에 앞서 일본의 정치 다큐멘터리는 기록 다큐의 형태로 몇 차례 시도되어 왔다. <선거> 이후 야마우치는 무소속 후보로서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소다 카즈히로는 <선거 2(2013)>로 다시 한번 야마우치의 선거 유세 과정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소다 카즈히로와 마찬가지로 일본 다큐멘터리계의 저명한 감독 하라 카즈오는 2019년 참의원 선거 배경의 <레이와 시대의 반란(2019)>을 제작했다. <레이와 시대의 반란> 또한 보수적인 일본 정치계에서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공약을 내건 신생 정당 ‘레이와 신센구미’의 도전기를 다룬 일종의 관찰형 다큐다.
<빨간 나라를 보았니> 또한 일본의 흐름처럼 국내에서도 선거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춘 정치 기록 다큐의 맥을 새롭게 잇는 시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과연 진영 논리의 외압 속에서 후속작 <파란 나라를 보았니>까지 제작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한국에서도 소다 카즈히로 혹은 하라 카즈오가 시도한 정치성을 투과하는 다큐 만들기의 작업이 지속 가능할까? <선거>의 독특한 트레일러를 감상하며(...) 한국식 ‘정치 관찰 다큐’의 가능성을 고민해 보자.
유사하게 에무시네마에서 이명세의 <란 12.3(2026)> 상영 소식을 알렸을 때 에무시네마의 대표적 행사인 별빛상영회를 비롯해 에무시네마 자체에 방문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표명한 반응들도 또다른 사례로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명세는 <란 12.3>을 난중일기에 빗대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투쟁의 기록으로 표현했으나, 에무시네마를 향한 비판 혹은 비난을 던지는 이들 중 그 누구도 이 영화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에 대한 영화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혹은, 애초에 그것이 가능하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빨간 나라를 보았니>와 같이 ‘정치 다큐멘터리’로 분류되곤 하는 영화들을 과연 개인적인 정치 성향 혹은 정치적 이해관계의 바깥에서 감상하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설령 홍영아가 진보 정당이 지배적인 전라도를 배경으로 <파란 나라를 보았니>를 먼저 제작했다고 해도 부정적인 반응을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홍영아는 실제로 그러한 내용의 후속작 제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는데, 국민의힘 지지자인 그의 아버지가 제작비를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휴먼 다큐’와 같은 다소 모호한 슬로건은 그러한 중립적 관점에서 감상하는 일의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나름의 전략일 수 있다. 관객이 등장인물들의 소속 정당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불리한 정치 지형을 지닌 지역에 던져진 개인이 승산 없는 선거에서 벌이는 분투에 집중한 관찰형 다큐멘터리로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감상 태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한국의 정치 체제에 대해 국민으로서의 당사자성이 없거나 희미할 때—혹은 현재 한국의 진보·보수 진영 논리에 대한 맥락적 이해조차 배제한 원초적인, 나쁘게는 무지한 상태로 감상할 수 있는 경우뿐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자가 앞선 감상 방식의 가능성을 발견한 영화는 타국 일본에서의 선거 운동을 다룬 소다 카즈히로의 다큐멘터리 데뷔작 <선거(2007)>였다.


흥미롭게도 <선거>는 <빨간 나라를 보았니>의 모태격이라고 보아도 될 만큼 유사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선거>는 2005년 가와사키시市의 시의원 보궐 선거를 배경으로 하는데, 가와사키는 일본에서 여당으로서 장기 집권해 온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이 전통적으로 약세인 특수한 지역이다. 한국의 진보 정당에게 경북 지역이 그러하듯 자민당에게 특히 불리한 지역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 경력이 전무한 사업가 ‘야마우치 카즈히로’가 느닷없이 자민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된 과정을 좇는데, 여기까지만 보아도 <빨간 나라를 보았니>와 매우 유사한 배경에서 출발함을 알 수 있다.
소다 카즈히로가 자신의 영화를 ‘관찰 영화’라고 명명한 바 있듯이 <선거>는 마치 특정 정치 성향에 대해 어떠한 이해관계도 표명하지 않는 것처럼 야마우치의 분투를 제3자의 외부적 시선에서 관찰한다. 야마우치가 유동 인구가 드문 시간대 지하철 역에서 멋쩍게 유세하는 장면으로 시작되어 야마우치가 가와사키 지역 곳곳에서 유세하는 과정과 그 뒷이야기까지 샅샅이 추적한다. 자신의 이름을 연신 외치며 인사하는 야마우치의 모습과 무관심한(그러다 못해 싸늘한) 시민들의 반응이 여러 차례 병치되고, 불특정 다수뿐만 아니라 야당 후보를 뽑아 온 노년층 유권자에게 찾아가 이번만 자신을 뽑아 달라고 하는 절박한 모습, 야마우치와 그의 아내를 두고 노가리 까는 선거 캠페인 팀의 잡담까지 포착된다.
이러한 관찰의 과정에서 야마우치 카즈히로의 소속 정당에 대한 선입견은 희석되고, 하루아침에 여당 후보자가 된 개인이 정치 생태계에 적응해 가는 ‘휴먼 다큐’로서 이를 받아들이게 되는 지점에 도달한다. 야마우치가 친구들과 만나 정치인 다 됐다는 소리를 듣는 장면이나, 그의 아내가 선거에서 지면 우린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며 토로하는 장면 등은 야마우치를 평범한 한 남성으로서 인식하도록 만든다. 선거 유세 장면에서도 야마우치의 캠페인 팀이 시민들의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 야마우치의 이름을 되뇌이는 모습과 야마우치가 도로를 가로지르며 유세하는 모습은 정치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처럼 미학적인 인상까지 유발한다.
이러한 일종의 ‘비정치화’는 엉뚱한 연출의 트레일러에서도 발견되는데, 초입에 야마우치가 도로에 걸린 자신의 홍보물을 사진 찍으며 스스로 신기해하는 장면은 정치와 무관한 풍경인 듯 브이로그스러운 소박함을 자아낸다. 뒤이어 야마우치가 지역 체육대회까지 찾아가 체조에 동참하는 장면에 대뜸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슬로우를 거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는 소다 카즈히로 또한 <선거>를 정치 다큐멘터리가 아닌 선거 운동의 관습과 구조적 부조리함, 넓게는 일본 사회의 보수성에 개인이 영합해 가는 과정을 담은 관찰 영화로서 보여주고자 함을 드러낸다.
<선거>의 트레일러 중 체조 장면
이러한 시도는 선거 운동에서도 정치적 프레임을 넘어 인간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집요한 기록의 시도 같지만, 다큐멘터리로서 정치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회피 전략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치화의 효과가 단순히 일본의 정치 형국과 무관한(물론 아주 무관하지는 않지만)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았기에 발현되는 것은 아닌지 한편으로 의문을 갖게 된다. 일본의 자민당이 아닌 한국의 특정 정당 후보가 분투하는 모습을 개인적 서사부터 시작해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보더라도 이와 유사하게 미학적 인상을 받을 수 있을까? 야마우치를 한 개인으로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의 아무개가 아닌 타국 여당의 후보이기에 심리적으로 용인되는 것은 아닐까?
일본 자국의 경우 한국과 같은 양당 대립 체제가 아니기에 다른 양상의 논쟁이 벌어졌을 것이다(일본은 여당인 자민당이 짧은 정권 교체 시기를 제외하고는 60년 이상 집권해 온, 강력한 여당 중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빨간 나라를 보았니>를 두고 벌어진 갑론을박이 시사하듯 어떠한 다큐를 만들더라도 특정 정당에 대한 편 들기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정치 다큐멘터리로서의 난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야마우치 카즈히로의 선거 유세 장면
<빨간 나라를 보았니>에 대한 평가 중 <선거>를 떠올린 한 관객의 코멘트를 발견할 수 있듯, 한국에 앞서 일본의 정치 다큐멘터리는 기록 다큐의 형태로 몇 차례 시도되어 왔다. <선거> 이후 야마우치는 무소속 후보로서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소다 카즈히로는 <선거 2(2013)>로 다시 한번 야마우치의 선거 유세 과정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소다 카즈히로와 마찬가지로 일본 다큐멘터리계의 저명한 감독 하라 카즈오는 2019년 참의원 선거 배경의 <레이와 시대의 반란(2019)>을 제작했다. <레이와 시대의 반란> 또한 보수적인 일본 정치계에서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공약을 내건 신생 정당 ‘레이와 신센구미’의 도전기를 다룬 일종의 관찰형 다큐다.
<빨간 나라를 보았니> 또한 일본의 흐름처럼 국내에서도 선거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춘 정치 기록 다큐의 맥을 새롭게 잇는 시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과연 진영 논리의 외압 속에서 후속작 <파란 나라를 보았니>까지 제작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한국에서도 소다 카즈히로 혹은 하라 카즈오가 시도한 정치성을 투과하는 다큐 만들기의 작업이 지속 가능할까? <선거>의 독특한 트레일러를 감상하며(...) 한국식 ‘정치 관찰 다큐’의 가능성을 고민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