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ihongqim : Fedora Maker Finding Love Inside the
Order of Time
WEBZINE
WEDITOR 김형택
WPHOTO 정현석
WEDITOR 김형택
WPHOTO 정현석
완벽한 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적인 형태의 예술이 있을 뿐이다. 설령
인공지능이 진화를 거듭하여 장인의 작품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을 만들어내는 날이 도래하더라도 그것은 절대미가 될 수 없을 뿐더러 예술이라는 관념
자체를 재정립할 것이 아니라면 그것으로 분류하기마저 까다로운 면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부터 예술은
인간의 직접적인 노동과 그것을 수행하며 불타는, 생의 증거이자 소멸의 증거, 칼로리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핸드크라프트가 사라질
수 없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누군가는 가장 인간적인 형태의 결과물을 고집하고 스스로를 태워가며 제자와
모방자들에게 그것을 계승한다. 그렇게 우리의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 존속된다.
작년 11월 추위가 거세지기 시작할 즈음 나는 누군가의 손길을 진하게 거쳐 간 무언가를 하나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군인이 숙명적으로 겪는 사회(인)과의 단절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함이었으리라. 때마침 호리사키Horisaki와 해터리Haat-ery같은 정통 햇메이커들에 관심이 쏠려 있었고, 한국에도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있는지 물색하던 중 김기홍을 알게 되었다.
창신동 어느 고즈넉한 언덕길 끝자락에 망루처럼 솟아 있는 스튜디오에서 햇메이커 김기홍은 동명의 브랜드 Qihongqim을 운영하고 있다. 18세기 유럽에서 이어져 온 정통 제작 방식으로 모자를 만드는 그는 몇 년째 원단의 수축률과 밀도 점검부터 패키징까지 전 과정을 홀로 묵묵히 수행한다. 처음 스튜디오를 방문했던 날의 여운이 사그라들 때쯤, 더 많은 얘기를 듣고자 그에게 다시 연락을 취했다.
Q: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햇메이킹을 시작했는지 듣고 싶다.
A:
모든 계기는 ‘와비사비(wabi sabi)’와 ‘바니타스(vanitas)’라는 미학적 개념을 접하면서 비롯되었다. 4년 전, 우연히 와비사비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고 이는 내 삶과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와비사비는 일본의 전통 미학으로 불완전함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오래된 도자기의 균열이나 퇴색한 색, 자연의 변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흐름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미학을 말한다. 이는 나의 작업에 천천히 스며들어 불완전함과 변화, 그리고 소멸의 의미를 고민하게 했다. 처음엔 단순히 취미나 관심거리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업에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싶었다. 모자를 만드는 일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손으로 다듬고, 시간이 깃든 흔적을 소중히 다루다 보면 단순한 실용적 가치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다. 조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곤 한다. ‘시간’이라는 개념은 내 작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와비사비는 내게 불완전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는 방식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완벽하게 균형 잡힌 형태나 매끈한 표면을 추구하기보다는, 생성하고 소멸해 가는 반복적인 가공을 통해 자연스러운 변화의 흔적을 담고 싶었다.
바니타스는 시든 꽃이나 해골처럼 시간 속에서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을 통해 무상함과 그 속의 미를 탐구하는 화풍을 말한다. 사라짐과 변화를 부정적인 것이 아닌, 오히려 그 속에서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찾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자를 사용하며 생기는 주름과 마모 같은 흔적들이 결함이 아닌, 시간을 담은 이야기이자 그것에 깊이와 개성을 더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모자라는 사물 속에 시간이 흐르고, 그 흐름과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감각을 담아내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작업의 본질이다.
*국내에서는 특수분야인 페도라 메이킹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교나 학원이 없었기에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자료를 통해 독학으로 시작하였다. 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외로움을 겪었지만(지금도...?), 이러한 경험이 오히려 기술과 창작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나만의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정립하는 데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Q: 후가공이나 마감 처리 방식이 제품에 고풍스럽고 자연적인 질감을 얹어 매우 인상깊었다. 일반적인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A:
우선 자연적인 질감이 느껴진다니 의도한 대로 보였다는 점에서 기쁘고 감사하다. 모든 공정은 18세기 유럽에서 이어져 온 전통 수공예 방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여러 재료를 혼합하고 태우고 갈아내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다 보면 모자마다 특유의 질감이 드러나곤 한다. 실제 모자를 앞에 두고도 펠트가 아닌 가죽 모자인 줄 알았다는 분이 많다. 펠트 가공 기법 중 하나인 ‘햇 버닝(Hat Burning)’ 과정에서 불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 펠트는 아주 예민한 소재라 작업 중 태운 모자가 여럿 있다.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 많이 실패하는 수밖에.) 물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매번 생기는 색다른 변수가 오히려 재미있어 계속 작업을 하게 되는 동력이 된다. 모자의 형태는 스팀을 통해 손으로 직접 성형하기 때문에 조소적인 특성을 지니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간의 산물로 그 가치가 더해진다.
Q: 주/부재료는 주로 어디에서 구하는지?
A:
페도라의 주요 재료는 크게 울, 토끼털, 비버털 등이 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일반적인 모자가 아닌 수제 모자인 만큼 고품질의 원단을 주로 독일과 체코에서 수입한다. 특히 토끼털이나 비버털은 소재의 특성상 상당히 비싼데, 해외에서는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Q: 재료를 선정할 때 본인만의 선정 기준이 있다면?
A:
같은 조건에서 가공을 하더라도 재료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로 수축률이 일정한 재료를 선호한다. 또한 원단의 밀도가 너무 높거나 두꺼운 경우 손으로 직접 성형하는 나로서는 작업이 상당히 까다로워진다(목형에 기본적인 틀을 잡는 과정만 하루가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디자인마다 적정량의 그램을 따져 재료를 선정한다. 이외에도 크라운의 높이와 브림의 길이에 따라 재료를 선정하는 기준도 모두 달라진다. 비버털과 같은 최고급 재료는 확실히 재료 그 본연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 가치를 살리기 위해 윤기 있고 적당한 밀도의 재료로 가공을 되도록 적게 하기도 한다.
Q: 현대에 잔존하는 햇메이커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마코토 호리사키도 햇메이킹을 두고 ‘사장되어가는 수작업(dying craft)’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당신을 이 필드에 남아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A:
관용어구 중에 ‘as mad as a hatter(모자장수처럼 미친)’라는 표현이 있다. 19세기에는 모든 모자 공장들이 펠트 제조에 질산수은을 사용해서 작업했기 때문에 수은 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엔 햇메이킹으로 수은 중독에 걸리는 일은 없겠지만 말 그대로 ‘모자장수처럼 미치지’ 않고서야 못할 일이다. 호리사키가 얘기한 대로 사장되어 가는 수작업 ‘dying craft’라는 말도 맞지만, 햇메이킹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면 물들어 가는 수작업 ‘dyeing craft’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또 다른 ‘중독’이 아닐까.
Q: 올해 성취하고자 하는 햇메이커로서의 목표나 새로이 준비하고 있는 도전이 있다면?
A:
올해의 목표는 ‘덜어내기’다. 작업에서 불필요한 장식이나 과도한 요소를 줄이고 보다 더 자연스러운 질감과 간결한 형태를 통해 공예의 본질에 대해 깊이 탐구하려고 한다. '기능을 가진 사물은 예술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을 타파하고 조화 속에서 사람들과 깊이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을 정착시키고 싶다. ‘덜어내기’는 작업에서뿐만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을 줄이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자 하는 소망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는 모자 패키징을 위한 ‘셰이커 박스’ 제작에 새로이 도전하고 싶다. 이 또한 역사가 아주 깊은 목공 중 하나인데 난이도가 꽤 높다고 한다. 만드는 법을 알아보기 위해 여기저기 연락 중이지만 역시나 이 또한 쉽지가 않다. (ㅠ_ㅠ)
Q: 독자들에게 한 마디.
A:
모자를 쓰는 사람과 함께 시간과 흔적을 공유하고자 한다. 내 모자를 통해 공예가 주는 깊은 울림과 의미가 전해지기를 바란다. 끝으로, 늘 응원과 믿음을 보내주시는 부모님과 이정 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ihongqim
작년 11월 추위가 거세지기 시작할 즈음 나는 누군가의 손길을 진하게 거쳐 간 무언가를 하나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군인이 숙명적으로 겪는 사회(인)과의 단절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함이었으리라. 때마침 호리사키Horisaki와 해터리Haat-ery같은 정통 햇메이커들에 관심이 쏠려 있었고, 한국에도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있는지 물색하던 중 김기홍을 알게 되었다.
창신동 어느 고즈넉한 언덕길 끝자락에 망루처럼 솟아 있는 스튜디오에서 햇메이커 김기홍은 동명의 브랜드 Qihongqim을 운영하고 있다. 18세기 유럽에서 이어져 온 정통 제작 방식으로 모자를 만드는 그는 몇 년째 원단의 수축률과 밀도 점검부터 패키징까지 전 과정을 홀로 묵묵히 수행한다. 처음 스튜디오를 방문했던 날의 여운이 사그라들 때쯤, 더 많은 얘기를 듣고자 그에게 다시 연락을 취했다.
Q: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햇메이킹을 시작했는지 듣고 싶다.
A:
모든 계기는 ‘와비사비(wabi sabi)’와 ‘바니타스(vanitas)’라는 미학적 개념을 접하면서 비롯되었다. 4년 전, 우연히 와비사비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고 이는 내 삶과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와비사비는 일본의 전통 미학으로 불완전함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오래된 도자기의 균열이나 퇴색한 색, 자연의 변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흐름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미학을 말한다. 이는 나의 작업에 천천히 스며들어 불완전함과 변화, 그리고 소멸의 의미를 고민하게 했다. 처음엔 단순히 취미나 관심거리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업에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싶었다. 모자를 만드는 일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손으로 다듬고, 시간이 깃든 흔적을 소중히 다루다 보면 단순한 실용적 가치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다. 조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곤 한다. ‘시간’이라는 개념은 내 작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와비사비는 내게 불완전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는 방식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완벽하게 균형 잡힌 형태나 매끈한 표면을 추구하기보다는, 생성하고 소멸해 가는 반복적인 가공을 통해 자연스러운 변화의 흔적을 담고 싶었다.
바니타스는 시든 꽃이나 해골처럼 시간 속에서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을 통해 무상함과 그 속의 미를 탐구하는 화풍을 말한다. 사라짐과 변화를 부정적인 것이 아닌, 오히려 그 속에서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찾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자를 사용하며 생기는 주름과 마모 같은 흔적들이 결함이 아닌, 시간을 담은 이야기이자 그것에 깊이와 개성을 더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모자라는 사물 속에 시간이 흐르고, 그 흐름과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감각을 담아내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작업의 본질이다.
*국내에서는 특수분야인 페도라 메이킹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교나 학원이 없었기에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자료를 통해 독학으로 시작하였다. 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외로움을 겪었지만(지금도...?), 이러한 경험이 오히려 기술과 창작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나만의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정립하는 데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Q: 후가공이나 마감 처리 방식이 제품에 고풍스럽고 자연적인 질감을 얹어 매우 인상깊었다. 일반적인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A:
우선 자연적인 질감이 느껴진다니 의도한 대로 보였다는 점에서 기쁘고 감사하다. 모든 공정은 18세기 유럽에서 이어져 온 전통 수공예 방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여러 재료를 혼합하고 태우고 갈아내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다 보면 모자마다 특유의 질감이 드러나곤 한다. 실제 모자를 앞에 두고도 펠트가 아닌 가죽 모자인 줄 알았다는 분이 많다. 펠트 가공 기법 중 하나인 ‘햇 버닝(Hat Burning)’ 과정에서 불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 펠트는 아주 예민한 소재라 작업 중 태운 모자가 여럿 있다.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 많이 실패하는 수밖에.) 물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매번 생기는 색다른 변수가 오히려 재미있어 계속 작업을 하게 되는 동력이 된다. 모자의 형태는 스팀을 통해 손으로 직접 성형하기 때문에 조소적인 특성을 지니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간의 산물로 그 가치가 더해진다.
Q: 주/부재료는 주로 어디에서 구하는지?
A:
페도라의 주요 재료는 크게 울, 토끼털, 비버털 등이 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일반적인 모자가 아닌 수제 모자인 만큼 고품질의 원단을 주로 독일과 체코에서 수입한다. 특히 토끼털이나 비버털은 소재의 특성상 상당히 비싼데, 해외에서는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Q: 재료를 선정할 때 본인만의 선정 기준이 있다면?
A:
같은 조건에서 가공을 하더라도 재료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로 수축률이 일정한 재료를 선호한다. 또한 원단의 밀도가 너무 높거나 두꺼운 경우 손으로 직접 성형하는 나로서는 작업이 상당히 까다로워진다(목형에 기본적인 틀을 잡는 과정만 하루가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디자인마다 적정량의 그램을 따져 재료를 선정한다. 이외에도 크라운의 높이와 브림의 길이에 따라 재료를 선정하는 기준도 모두 달라진다. 비버털과 같은 최고급 재료는 확실히 재료 그 본연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 가치를 살리기 위해 윤기 있고 적당한 밀도의 재료로 가공을 되도록 적게 하기도 한다.
Q: 현대에 잔존하는 햇메이커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마코토 호리사키도 햇메이킹을 두고 ‘사장되어가는 수작업(dying craft)’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당신을 이 필드에 남아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A:
관용어구 중에 ‘as mad as a hatter(모자장수처럼 미친)’라는 표현이 있다. 19세기에는 모든 모자 공장들이 펠트 제조에 질산수은을 사용해서 작업했기 때문에 수은 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엔 햇메이킹으로 수은 중독에 걸리는 일은 없겠지만 말 그대로 ‘모자장수처럼 미치지’ 않고서야 못할 일이다. 호리사키가 얘기한 대로 사장되어 가는 수작업 ‘dying craft’라는 말도 맞지만, 햇메이킹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면 물들어 가는 수작업 ‘dyeing craft’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또 다른 ‘중독’이 아닐까.
Q: 올해 성취하고자 하는 햇메이커로서의 목표나 새로이 준비하고 있는 도전이 있다면?
A:
올해의 목표는 ‘덜어내기’다. 작업에서 불필요한 장식이나 과도한 요소를 줄이고 보다 더 자연스러운 질감과 간결한 형태를 통해 공예의 본질에 대해 깊이 탐구하려고 한다. '기능을 가진 사물은 예술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을 타파하고 조화 속에서 사람들과 깊이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을 정착시키고 싶다. ‘덜어내기’는 작업에서뿐만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을 줄이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자 하는 소망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는 모자 패키징을 위한 ‘셰이커 박스’ 제작에 새로이 도전하고 싶다. 이 또한 역사가 아주 깊은 목공 중 하나인데 난이도가 꽤 높다고 한다. 만드는 법을 알아보기 위해 여기저기 연락 중이지만 역시나 이 또한 쉽지가 않다. (ㅠ_ㅠ)
Q: 독자들에게 한 마디.
A:
모자를 쓰는 사람과 함께 시간과 흔적을 공유하고자 한다. 내 모자를 통해 공예가 주는 깊은 울림과 의미가 전해지기를 바란다. 끝으로, 늘 응원과 믿음을 보내주시는 부모님과 이정 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ihongqim